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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순이로소이다/진집사 소잉

민집사를 위해 만든 첫 번째 가방. 유튜브 father's bag

by 진집사 2021.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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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민집사가 가방을 들고 출퇴근을 한다. 겨울에는 외투 주머니에 왠만한게 들어가기 때문에 가방은 잘 들고다니지 않았는데 요즘 옷차림이 가벼워져서 그런지 에코백을 들고다닌다. 우리집에는 에코백이 꽤 많다. 무언갈 사고 받아온 사은품이 대부분이다. 가끔 고양이 마켓에서 귀여운 고양이가 그려진 에코백을 사기도 했다. 전에 일했던 미술관에서 문화상품으로 만든 에코백도 여러개 가지고 있다. 집에 에코백이 많아서인지 민집사는 에코백을 잘 들고다닌다. 그런데 민집사가 가끔 고양이가 그려져 있거나 사이즈가 너무 작은 에코백을 들고다니는 모습을 보면 약간 안타깝다. 키도 크고 예쁘게 생긴 민집사가 더 예쁜 가방을 들면 더 예쁠텐데 하는 생각에.

유튜브를 보고 완성한 father's bag


쇼핑에 가면 민집사가 들만한 가방을 찾곤한다. 그럴 때마다 검소한 민집사는 집에 가방이 많다며 필요가 없다고 한다. 사도 사도 더 사고 싶은게 옷이고 가방인데 민집사는 참 신기한 사람이다. 민집사가 마지막으로 산 가방이 뭐였더라. 2018년 일본에서 샀던게 마지막이다. 3년 전이라니 오래도 됐다. 그 가방은 내가 가끔 가지고 다니다가 상처를 내놨던지라 다른 가방을 사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 뒤로도 쇼핑을 가서 적당한 가방이 있으면 민집사에게 권했지만 민집사는 절대 가방을 더 사지 않았다.
요즘 소잉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절대 가방을 새로사지 않는 민집사를 위해 적당한 가방을 만들어줘야겠다. 에코백 정도 사이즈의 편안하고 실용적인 캔버스 가방. 소잉 초짜인지라 창작은 아직 불가능하다. 유튜브에 정말 많은 능력자들이있기 때문에 적당한 가방 튜토리얼 영상을 열심히 찾았다. 만드는 사람들이 모두 여자이기 때문인지 남성용 가방 튜터리얼을 찾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다. 남녀공용의 디자인이라고 생각된다 치면 사이즈가 조금 작아 여자가방 같은 느낌이 들더라.
그러다 발견한 영상 하나. 누가봐도 남성용 가방이다. 일본어로 된 튜터리얼이지만 만드는 방법을 보여주니 따라만 하면 된다. 제목도 Father's bag. 어찌어찌 집에 있는 캔버스 천이 사이즈가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YAfgqcRW-U&list=WL&index=154&t=15s

유튜브 가방 튜토리얼에 죄다 여성용 가방만 보다가 딱봐도 남성용인 가방을 고르게 되어버렸다. 민집사가 출퇴근 할 때 들고다니는 물건이 생각보다 적다는 걸 깜빡했다. 만들면서도 민집사가 데일리로 들기엔 너무나 크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예뻐서 멈출 수가 없었다. 난 또 예쁜 쓰레기를 만들게 된 것일까.
손잡이 다는 부분 영상에 약간 실수가 있지만 재봉하기 전에 알아 다시 뜯는 일은 없었다. 바느질을 뜯는게 정말 싫다. ㅎㅎ 그나저나 민집사가 들지 않을걸 알기 때문에 어깨용 가방 끈을 하나 더 만들어야하는데 너무나 귀찮다. 심지어 같은 천이 거의 남지 않아 가방끈감이 나올거 같지가 않다..

안감과 입구 지퍼를 달기 전 예뻐서 한장 찍어둔 사진이다.



안감을 체크로 하면 뭔가 더 공들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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