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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순이로소이다/집순이 마실

강원도 속초 진미 막국수와 중앙 순대국, 속초 해수욕장과 대포항

by 진집사 2019.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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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3 - [나는 집순이로소이다/집순이 마실] - 속초 가는 길의 맑은 하늘, 가평 휴게소의 떡볶이와 잣호두과자 그리고 속초의 바다

(진집사)

  속초에 도착하자마자 '진미 막국수'로 향했다. 초여름 날씨라 시원한 막국수가 너무 간절했다. 우리가 속초에 온 많은 날들만큼 많은 다양한 막국수를 먹었지만 지난 주 부터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참기름을 뿌려먹는 '진미 막국수'가 너무 생각났다. 사실 이 곳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았다. 나는 민집사에게 참기름 막국수가 먹고싶다고 했고, 민집사는 그 집이 속초 이마트 근처라는 걸 기억해냈다. 속초 이마트에와서 민집사는 한번에 진미 막국수를 찾았다. 민집사에게 속초는 이제 우리 동네만큼이나 지리를 잘 아는 곳이 되었다. 

  우리는 1시에 느즈막히 서울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가평 휴게소에 들렀다가 속초에 도착하니 4시가 되었다. 날씨 좋은 주말이었던 탓에 길이 막히기도 했다. 막국수 생각에 가평 휴게소에서 음식을 자제한 터라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아뿔싸 그런데 진미 막국수에는 브레이크타임이 있었다. 3시부터 4시 반까지. 30분을 기다려야했다. 가게 앞에서 기다리기엔 긴 시간이고 잠시 해변을 갔다오기에는 짧은 시간이어서 우리는 이마트에서 잠깐 시간을 보내고 다시 왔다. 속초 사람들인지 서울에서 온 사람들인지 속초 이마트는 정말 사람이 많았다. 

  4시 반에 다시 진미 막국수로 돌아왔다. 가게 뒤에 주차를 하고 돌아들어오는데 3-4층 정도 되어보이던 막국수 건물이 '진미 건물'이었다. 위에는 가족들이 거주하시려나 싶다. 진미막국수의 내부에는 2000년대 맛집탐방프로그램이었던 '맛대맛'에 방송 되었던 장면이 벽에 붙어 있다. 지난 번에 왔을 때는 좌식이었는데 입식으로 바뀌었다. 아무래도 의자에 앉는 편이 바닥에 앉는 것보다 편해서 좋다. 메뉴는 막국수와 냉면, 수육과 감자전이 있다. 이곳의 막국수는 물막국수와 비빔막국수가 구분되지 않는다. 고추와 무가 든 동치미 국물이 따로 나오기 때문에 비빔막국수처럼 나오는 막국수에 취향껏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거나 따로 먹거나 하면 된다. 

  우리는 이곳의 막국수가 '동치미 막국수'였다는 점보다 '참기름'을 따로 뿌려먹는 집이라는 걸 더 기억했다. 테이블에 겨자와 식초 말고도 참기름통을 하나 더 둔다. 나는 참기름을 좋아하기 때문에 많이 넣어먹고, 참기름향 가득한 맛 때문에 이 집을 기억했다. 그 이후로 실패한 막국수집에 가게 되면 참기름을 달라고 해서 맛을 치료한다.

  막국수를 해치우고 우리는 순대국도 먹으러 가야했기 때문에 어서 배를 꺼트려야 했다. 중앙 순대국이 9시 반까지 한다는 걸 전화해서 확인하고 속초 해수욕장으로 갔다. 초여름이라 서울에서 출발할 때는 꽤 더웠는데, 막국수를 먹고 나오니 속초의 바닷 바람이 차가웠다. 애초에 동해바다에서 수영을 할 생각은 없었다. 한 여름에도 차가운 동해바다라 아직은 너무 추울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리고 약간은 즉흥적으로 속초에 온거기 때문에 우리는 그늘막도 수영도구들도 전혀 챙겨오지 않았다. 하지만 속초 해변에 도착해서 너무나 바다에 뛰어들고 싶었다. 서울보다는 온도가 낮아서 아직은 수영하기에는 애매한 날씨였지만 수영하는 젊은이들이 꽤 많았다. 부러웠다. 다음 번엔 꼭 수영도구를 챙겨오리다.  

  동해바다에 발만 살짝 담궜다. 바다에 잠깐 발을 담굴 때 크록스 만한 것이 없다. 크록스는 외국에서 거의 노인들이 신는 신발이라는데, 너무 편하다. 우리는 누굴 만날 계획이 없고 단 둘이 마실을 갈 때는 거의 크록스를 신는다. 크록스가 최고다. 처음에 발을 담굴 때는 동해바닷물이 마치 얼음장 같이 차가웠는데 좀 버티니 금방 적응이 되었다. 우리는 겨울에도 수영을 다니는 새벽수영인이기 때문에 처음에 물에 들어갈 때만 차지 일단 들어가서 몸을 풀면 금방 적응 된다는 걸 안다. 그래서 또 다시 아무 준비도 하지 않고 온게 너무 아쉬웠다. 바로 바닷물에 뛰어들어 첨벙첨벙 수영하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하늘도 파랗고 동해바다는 너무 맑았다. 앞뒤 보지 않고 물에 뛰어드는 어린이들이 부러웠다. 샤워장도 아직 문을 열기 전이기도 하고 아쉽지만 발만 적셨다. 다음 번엔 꼭 모두다 챙겨오리다. 

https://youtu.be/j9VrMg4EGeo

  보통 우리는 속초에 오면 빠지지 않고 대포항에서 회를 먹는다. 회를 먹으면 술이 빠질 수가 없다. 하지만 오늘은 당일치기를 계획했기 때문에 회를 먹지 않았지만 대포항은 빼먹지 않고 왔다. 우리가 처음 같이 왔을 때는 이곳 저곳 공사중이고 라마다 호텔은 계획도 없었다.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의 대포항 회센터는 훨씬 커졌고 그에 따라 사람도 훨씬 많아졌다. 주차할 곳을 찾기 마땅치 않아 한참을 찾았고 방파제를 걸었다. 대포항 방파제에는 낚시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정말 잡히기는 하는걸까. 걷는 내내 어떤 팀도 물고기를 낚는 것을 보지는 못했다. 

  강원도에 좋은 커피집에 많은 반면 대포항엔 마땅한 커피 집이 없었다. 몇년 전에 대포항에서 커피가 너무 먹고 싶어 유일했던 카페베네를 들어왔다. 커피와 치즈케익 빙수를 같이 시켰는데, 빙수에 조각 치즈케익이 통째로 올라가있어서 너무 놀랬었더랬다. 강원도에 오면 가야하는 좋은 커피집이 많지만 중앙 순대국이 9시반에 닫으니 오늘은 시간이 없었다. 서울에는 카페베네가 거의 다 사라져버려서 대포항의 카페베네도 사라지진 않았을까 걱정하며 다시 찾아왔다. 카페베네가 없어졌을지 모른다는게 아쉬운게 아니라 대포항에 커피집이 없다는게 아쉬웠던 거다. 나중에 우리가 이곳에 커피집을 내야겠다고 얘기하며 찾아 간 곳엔 다행히(?) 카페베네가 그대로 있었다. 이곳은 커피를 먹으러 온다기 보다는 잠깐 쉬러 온다는 느낌. 

  대망의 중앙 순대국에 왔다. 우리는 중앙 순대국이 전통시장 안에 있을 때 처음 갔다. 민집사는 이 곳에 어떤 추억이 있는 듯 했고 나는 그냥 따라 갔다. 몇 해를 갔는데 어느날 전통시장 안에 중앙순대국집이 없어졌다. 우리는 너무 놀랬고, 다행이도 속초 먹거리 마을이 생기면서 중앙 순대국이 이전했다는 걸 알게되었다. 시장 안에 있던 곳은 자리도 좁고 주차도 불편했는데, 먹거리 마을로 옮기면서 건물 하나를 다 쓰게 되었고 주차장도 바로 옆에 있어 훨씬 환경이 좋아졌다. 하지만 시장안에 있을 때 만큼은 손님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맛은 변함없었다. 40년 이상을 운영했다는데, 사장님은 그렇게 나이가 많아보이진 않으시다. 2대째 이시겠거니.. 처음 시장에서의 사장님은 불친절한 할머니였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민집사는 이 순대국의 맑은 국물을 좋아한다. 난 들깨가루 팍팍 뿌려진 진한 국물을 좋아했는데 이곳의 맑은 순대국물도 매력이 있다. 그리고 내가 이 순대국을 좋아하는 것은 간마늘을 고명처럼 올려준다는 점이다. 순대국의 마지막 술을 뜰 때 까지 남아 있는 간 마늘의 향이 좋다. 아바이 순대를 예쁘게 담아주는 모양도 좋다. 무엇보다 이 곳은 재료가 좋다는게 느껴진다. 머릿고기는 신선하고 하얗다. 석박지와 김치도 자르지않고 통으로 나와 정갈하다. 새우젓도 하얗고 신선해 보이는 것이 서울에서 사먹는 것과 다르다. 

  매번 아바이 순대국밥만 먹다가 김치순대국밥이 눈에 들어왔다. 고기만두보다는 김치만두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김치순대국밥을 처음 먹어봤다. 김치순대국밥은 아바이순대국밥과 그다지 큰 맛의 차이는 없었다. 내가 김치만두를 좋아하는 이유는 매콤하고 새콤한 김치의 맛 때문인데, 이 곳의 김치순대는 매콤하지도 새콤하지도 않았다. 기대했던 김치순대의 맛과 다른 점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미 맛있는 아바이순대국밥과 비슷한 맛이니 그래도 만족한다. 

  이 곳의 순대국밥을 먹으면 너무나 과식하게 된다. 속초에서 서울로 떠나올 때의 마지막 식사로 자주 먹게 되는 것이 2-3시간 운전해 집에 도착할 때 까지 배가 꺼지지 않기 때문이다. 집에서 1시에 출발해서 저녁 11시에 돌아왔다. 짧지만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돌아온 알찬 당일치기 속초 여행이었다.

 

 

속초 진미동치미메밀막국수

033-638-5955

강원 속초시 청호동 1346-8

 

속초 중앙 순대국

033-632-2860

강원 속초시 교동 9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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