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회 우승한 바리스타가 있는 곳, 부산 모모스 커피 본점 방문기

 

  바리스타 자격증을 준비하던 시기에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 바리스타대회 우승자가 나왔었다. 그 당시 한창 커피에 대한 열정이 넘칠 때여 우승자 전주연님의 커피를 마시러 가보고 싶었지만, 그녀가 있는 커피집은 부산에 있었기 때문에 포기했었다. 그러다 지난 주말 친한 동생의 결혼식이 부산에서 있었다. 심지어 모모스 커피 본점의 매우 근처. 이건 꼭 가야한다. 소식을 듣고 몇 년이 흘렀는데도 부산하니 모모스 커피가 떠올랐다는게 나 스스로 대견하다.

  모모스 커피의 본점은 주택 여러 개를 개조해 구성되어 있다. 본점건물 말고도 2개 정도의 주택건물이 더 있었고 하나는 공사 중 인 것 처럼 보였다. 그 건물들 사이의 대나무 정원이 중정이어 동양스러움이 느껴졌다. 나는 보통 카페의 의자가 편안했으면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카페 내부를 본다. 오늘 같은 경우도 내가 운전한 것은 아니지만 ㅎㅎ 그래도 서울에서 4시간 반을 달려 왔으니 너무나 편안한 쉼이 필요했다. 잠깐 앉아서 쉬는 거지만 폭신한 소파에서 늘어지고 싶은데,, 역시나 커피 집에서 편안한 의자를 기대하는 것은 나의 욕심인가보다. 쿠션이 있어보이는 의자도 딱딱하고 불편했다. 카페의 불편한 의자는 불문법인가보다. 하긴 커피집은 커피가 맛있어야지.

  모모스 커피에는 손님도 많고 직원도 정말 많다. 핸드드립을 많이 찾기 때문일까 에스프레소 기계가 내릴 때 보다 일손이 더 많이 필요하겠지. 기분 탓인가 일하는 사람들의 생기있는 눈빛에는 커피에 대한 애정과 기분 좋은 열정이 느껴졌다. 기대하지 않긴했지만 전주연님은 보지 못했다. 

  유튜브에 전주연님의 대회 시연영상이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것이 맞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전주연님은 마지막에 레몬인지 오렌지의 껍질을 커피에 살짝 갈아 넣었었다. 흠.. 커피 콩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맛과 향을 더 강화시키기 위해 다른 재료를 넣는다라.. 너무나 생소했다. 몇 년 전에 본 영상이기도 하고 내 기억이 맞는건지도 모르겠지만 이 장면은 모모스의 드립커피 첫 모금을 마실 때 불연 떠올랐다.

  이 날 내가 마신 커피는 "라스 구아카나스 시나몬 콜롬비아".  시나몬, 다크초컬릿, 럼의 맛과 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서에 적혀 있었다. 지금까지 많은 커피 집을 가 보았지만 이렇게 설명 그대로의 맛을 제대로 느낀 적은 처음이었다. 커피를 좋아하긴 하지만 맛의 설명을 제대로 느낄 만큼 내 미각은 섬세하지 않다. 와인도 매번 맛의 설명을 보면서 마시기는 하지만 설명대로의 맛을 그대로 느끼고 기억하는 만큼의 특별한 입맛이 나는 아쉽게도 아니다. 하지만 이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 설명 그대로의 맛이 진하게 느껴지는 것에 너무나 놀랐다. 첫 입에 너무나 강한 시나몬 맛에 놀랐다. 마실 수록 진한 다크초컬릿과 단 럼의 맛이 신기했다. 어느 정도냐면 커피를 내릴 때 시나몬과 초코가루를 커피와 같이 내리나.....? 라고 생각할 정도. 순수한 커피콩이 내는 맛이라고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커피체리를 타리타릭산과 시나몬과 함께 발효를 시켜 가공한다고 한다. 모모스 커피에서 가공한 콩은 아니지만 ㅎㅎ 그 맛이 잘 느껴지게 잘 내려주셨군. 매우 강렬한 맛. 아직도 생각난다.

   그리고 함께 시킨 카카오 라떼. 주문을 받으시는 점원분이 카카오 라떼의 아이스는 질감을 위해서 얼음을 넣지 않는다고 안내해 주셨다. 마셔보니 그 이유를 알겠다. 초컬릿을 녹힌 질감이 목구멍에 느껴지는 것이 정말 좋다. 난 평소에도 밀크 초컬릿과 너무 단 설탕 초컬릿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곳의 카카오 라떼는 정말 내 입맛에 100점짜리 맛이다. 설명이 어렵다. 그냥 너무 맛있다. 초컬릿에 설탕과 우유 양을 적절하게(적게?) 조절해서 카카오의 진함이 정말 강렬하다. 정말 다시 먹고 싶은 맛이다. 

  드립커피의 강한 맛을 보니 이곳의 시그니처 커피콩의 맛이 궁금해졌다. 아까 마신 드립커피에서 시나몬 향이 빠진 맛이라면 정말 좋겠다 생각하며 에스쇼콜라 두 봉지를 샀다. 친절하게 유튜브엔 이 원두를 내리는 방법도 있다.